
전날(1월 9일) 아침기온이 영하 7도였는데 당일 토요일 1월 10일 아침 기온은 영상 7도였다. 아침에는 포근한 날씨였지만 바람이 올겨울 들어 가장 심하게 불었던 날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기온도 내려가서 체감온도는 제법 낮았던 날이기도 했다.
10시 30분 10명의 고교 동기들이 모인 가운데 덕수궁 + 국립현대미술관 탐방이 시작되었다. 덕수궁과 조선호텔경내의 환구단까지 샅샅이 뒤져가며 덕수궁의 모든 역사를 사학 전공했던 신동수교우가 열심을 다하여 잘 설명해 주었다.
해설 도중 덤으로 덕수궁 옆 시청별관 꼭대기에 있는 멋진 전망대카페도 알게 되었다. 덕수궁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장소였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자리에 앉아서 커피마실 수는 없었다.
당일 행사는 1부는 덕수궁을 돌면서 교우로부터 자세한 해설을 들었고 2부는 국립미술관으로 들어가서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면서 큐레이터의 미술관 전시작품 해설을 들었는데 오늘 참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립미술관은 내 생전 처음 방문한 것 같은데 마침 광복 80주년 기념 «향수(鄕愁), 고향을 그리다»라는 제목으로 특별전시회를 열고 있었다.
이 주제로 전국에서 모은 85명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미술 분야에 관심이 없는 친구들이라도 이름 정도는 알고 있을 만한 유명작가들이 많았다.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 윤동주, 정주용, 김기림 등...
무엇보다도 감명받은 것은 작품해설을 맡은 분들의 열정이었다. 물론 덕수궁의 모든 것을 설명해 준 교우도 마찬가지지만 미술관에서 작품을 해설하는 큐레이터의 목소리에는 열정이 계속 묻어 나왔다.
미술 같은 예술작품들은 초보자들에게는 알기 쉽게 또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어야 관심을 갖게 되고 어느 정도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데 당일 해설사는 그런 면에서 완벽했다. 이날 미술작품을 보는 관점을 몇 가지는 얻은 것 같다.
한 타임에 보통 40분에서 1시간까지 해설한다고 쓰여있었는데 이분은 한 시간을 꽉 채우고도 몇 분을 더 넘길 정도로 해설사 자신이 미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준 것 같다. 이번 특별전시화는 2월까지 연장한다고 하니 시간을 내어 어부인이나 친구들과 한번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이런 좋은 전시회도 관심이 아주 많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혼자서 가기가 쉽지 않다.
요즘은 알려진 관광지, 문학관, 미술관등 유명장소에는 거의 해설사들이 있어서 그런 장소에 가면 해설사들의 멘트를 들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대는 해설사의 설명과 비슷한 내용을 핸드폰의 A.I. 기능으로 들을 수 있기는 하지만 우리 세대에게는 아직 해설사들의 얼굴을 보면서 해설을 듣는 것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때로는 해설을 너무 실감 나게 잘해서 큰 기대를 하고 실물을 보았을 때 실망한 경우도 있다. 나에게는 울산의 암각화 반구대 바위가 그러했다. 수몰 위기에 처하자 강물 줄기를 바꾸어서 수몰을 막을 정도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지만 20-30미터 떨어져서 보통 사람들이 보게 되는 실물 바위는 새겨진 그림도 잘 안 보이고 그냥 평범한 바위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 천년을 그냥 평범한 절벽으로 여기며 지나쳤을 것인데 그래도 바위에 새겨진 그림들의 가치를 알아본 전문가에 의해 발견되었다 하니 아직까지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많은 사물 중에도 상당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 많을 수 있다.
3,4년 전쯤인데 친구들과 언양, 양산을 탐방하면서 반구대암각화박물관을 찾았다. 그때 해설사가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반구대 바위의 가치에 대해 30분을 이야기했는데 시간이 주어지면 30분도 더 이야기할 내용이 있다고 했다. 큰 기대를 가지고 한 여름에 땀 흘려가며 한 20분 걸어서 바위까지 갔는데 차라리 실물을 보지 않는 편이 나을 뻔했다.
내가 애정을 가지고 보면 바위덩어리 하나라도 귀하게 보일 수는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시간을 내서 자주 문화탐방을 계속하려고 마음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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