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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 8 : 중국 고전을 통해 유추해보는 트럼프의 향후 행보



트럼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우리나라의 주가는 큰 홍역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크게는 가지고있지 않지만 내 계좌의 총액도 그의 당선 이후 며칠 만에 10% 이상  내려앉았다. 


트럼프 개인에대한  선호도는 사람마다 틀리지만 우리나라로 전체로 볼 때는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다. 

반대로 소수의 지지자들은 엄청 열광적이다. 비율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당연히 그의 1기 집권 때 그가 보여주었던 행동 때문일 것이다.  

지난번 그가 대통령할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예전과는 전혀 다른 미국을 상대해야 했었다. 
그 현상이 트럼프 2기에도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리라. 그의 변덕스럽지만 계산되어진듯한 행동을 그가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중국고전을 바탕으로 내 나름대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순전히 책상머리 논리로 써본다.

우선 손자병법으로 트럼프의 행보를 예측해본다.


트럼프는 일반인들의 예상과는 달리 엄청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고 본인이 직접 책도 20권 가까이 쓴 사람이다.

트럼프는 예전부터 젊은이들에게 권하는 책의 일 순위로 손자병법을  추천해 왔다. 손자병법을 잘 익히면 빨리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손자병법이라면 전문가가 중국이 미국보다 엄청 많을 텐데도 지금은 중국이 알고도 당하는 수순으로 갈 확률이 높아 보인다. 
집권 1기 때 중국과의 경제전쟁을 선포했을 때도, 중국을 도울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소련을 지목하고 소련이 그 전쟁에서는 중국 편에 서지 않도록 이것 때문에 많은 의혹을 일으키고 욕을 먹았음에도 푸틴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계속 언론에 노출했다.  

공략할 적을 돕지 않도록 적의 우호국을 우선 적과 분리시키라는 손자의 병법을 충실히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손자병법도 내용이 무척 많고 많은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손자병법이 트럼프에게 영향을 준 내용으로 나는 두 가지를 주로 꼽는다.

첫째 저자 손무는 전쟁은 최후의 선택이므로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고 책 전체에서 계속 강조한다. 

전쟁 말고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최후까지 해결하도록 노력하라고 이야기한다. 

현대적인 해석으로는 이 전쟁 개념에 경제전쟁이 당연히 더 크게 부각된다. 

트럼프는 경제전쟁에서는 무조건 이긴다는 확실한 자신감을 예전부터 표명해 왔다. 

앞으로도 말로는 엄청난 위협을 가하지만 실제로는 실행에 옮길 생각이 전혀 없는 그런 사항도 그의 발언에 많이 섞여있을 것으로 본다. 

두 번째가 '상대방이 예측하지 못한 방법으로 허를 찔러라'는 구절이다. 
손자병법에서 중요하게 강조되는 것이 '간첩의 활용'인데 현대어로는 '정보획득'이다. 

이미 미국은 양이나 질로 세계 최대의 정보기관과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으니 거기서 파생되는 수많은 정보를 취합, 분석해서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보안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는 여태까지 자신은 상대방이 미리 예측하지 못하는 미치광이 전략으로 상대방들을  이겨왔다고 자평하고 있기에 이 방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민주사회에서는 정치, 경제 그 밖의 모든 분야에서 제일 불안한 요소가 불확실성인데 트럼프는 지금으로서는 이 불확실성 전략을 계속 쓸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제1의 강대국이 이런 전략을 쓰니 그 영향력은 전 세계 모든 나라에 미칠 수밖에 없고 미국을 상대하는 대부분의 나라가 손해를 입을 확률이 높다. 


국가는 한 개인이 혼자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서  핵심 참모들과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하는데 손자는 이러한 중대한 계획에는 보안이 중요하므로 아군의 장수들도 극소수만 알게 하고 대부분의 군사들도 모르게 하며 어떤 경우에는 군사들이 반대로 인식하고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기술했다. 

 

1기 때 그가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듯 보였던 것이 바로 이 전략인 것 같다. 현재 트럼프의 각료들이 그에게 충성을 맹세한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으로도 설명이 된다. 

손자는 같은 전략을 두 번 쓰지 말라고 했으나 일단 관세 정책에 있어서는 동일한 전략을 쓸 것 같고, 그렇게 하겠다고 여태까지 공언해 왔는데 어떤 변형이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사족으로 손자병법은 병법서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책으로 꼽히고 아직도 많이 읽히지만  이 책의 특정 부분이 과대 해석되어서 현대사회에 큰 피해도 남겼다. 


후흑학(厚黑學)이 대표적인데  1912년, 32세의 리쭝우가 손자병법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厚黑學''을 발표하며 중국사회에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로부터 100년도 훨씬 더 지났지만 아직도 이 개념에 충실한 책들이 어느 나라고 돌아다닌다.

' '厚黑學''의 주요 내용은 업무와 인간관계를 처리하는 처세술에 있어서 낯가죽은 두꺼워야 하고, 심보는 시커매야 한다는 게 요지이다. '두껍고 검다'해서 후흑(厚黑)이다.


조조/유비/유방 등을 예로 들며 그런 시커먼 속내를 가진 사람들이 천하를 쟁취하고 사업에 성공한다는 이야기이고 , 현대에 들어와서는 성공을 위해선 배신도 밥먹듯이 한다고 해석하는 등 문제를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인생을 배우는 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읽기에는  좋지 않은 내용들이라서 예전부터 중국의 지성인들이 이 책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걱정해 왔는데,  지금 그 폐해가 중국 전역에서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고 본다.  

오로지 성공만을 추구하다 보니 , 실패할 때 극단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중국에서 발표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현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트럼프에게도 이런 후흑의 기질이 다분히 보인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다음으로 노자를 통해서 보는 트럼프를 논해본다. 

上善若水(최상의 선은 물이다)로 대표되는 노자는 약자를 옹호하는 사람인데 그의 책 도덕경도 그 내용 대부분이 서민의 삶이 이렇게 피폐하니 위정자들은 이를 새겨 들어라 하는 내용이 많다. 

노자는 위정자들에게 국민들이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그들이 배고프지 않게 하라'라고 했는데 트럼프는 여기서의 국민을  오직 미국인만 해당하는 걸로 해석하는 꼴이다. 이 점은 그의 1기 집권 시 우리가 충분히 보아왔다. 


오늘날 미국은 세계경찰노릇을 오랫동안 해왔고 바로 그 때문에 지출도 많았지만 바로 그것 때문에 훨씬 더 큰 혜택을 받아왔다. 
기축통화가 미달러화로 되어있는 것이 가장 큰 혜택이라 할 수 있겠다. 트럼프는 그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다고 한다.   

그는 레이건과도 대비된다.  레이건은 재임 중 연두교서에 노자도덕경의 한 구절을 포함시켰다. "큰 나라의 경영은 작은 생선을 구울 때처럼 해야 한다".. 잘못 구우면 타버리거나 뒤집을 때 쪼개져서 먹을 게 거의 남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는 작은 생선 굽듯이 조심성 있게 국사를 다루어나가겠다고 약속하고 반대파들을 설득하면서 국정을 이끌었으나 과감해야 할 때는 누구보다 강하게 밀고 나갔다. 다른 나라와의 외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기억한다.
 
레이건과 다르게  트럼프가 1기처럼 한다면 모든 사안에 대해  강하게 대처할 조짐이 보인다.   

강한 놈이 결국은  쓰러진다는 노자 철학에 반기를 드는 꼴이다. 


인류의 역사가 증명해 왔다.    '알렉산더', '칭기즈칸', '진시왕'등 힘으로 세계를 제패했던 그들의 나라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너무 강하게만 밀어붙이면 일찍 스러진다는 교훈을 남겼다고도 볼 수 있다.

 

노자의  우주원리 '反者道之動' (정점에 이르면 '도'는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간다. 쉬운 예로는 달이 차면 반드시 기운다)에 의해 강하게만 나가면 역사의 교훈처럼 미국도 어느 순간 힘이 빠지기 시작할 수 있다.

강한 힘만 사방으로 휘두르다가는  힘 빠지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이 노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론이다.. 

그런데 일개 평범한 일반인이 알고 있는 이런 역사의 교훈을 트럼프가 전혀 모르거나 신경 쓰지 않는 걸까?  

이건 본인 말고는 누구도 모르지만 나는 추측하기를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1기 때처럼 마구 딴 나라들에 에 피해 주면서 나아가는 그런 행태는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바뀌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것이 손자 이후 손빈이나 오기 등의 중국 병법서들이 시야를 넓히라고 강조하는 내용이기도 하다.